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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 산재인정 촉구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백혈병 산재인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 가져
2009년 04월 22일 (수) 07:50:22 김대희 기자 dhkim@nbs.or.kr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 산재인정 촉구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백혈병 산재인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 가져




삼성반도체와 삼성전자 LCD사업부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뇌종양을 선고받고 이미 사망했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 7명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공단 등을 상대로 산재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반도체와 삼성전자 LCD사업부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뇌종양을 선고받고 이미 사망했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 7명이 산재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자체적으로 판단이 어렵다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역학조사를 요청했고 올 3월 초 결과보고서가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와 천안지사로 송부됐다.

   

근로복지공단은 당사자에게조차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산안공단 역학조사 결과가 애매하게 나왔다며 ‘자문의사 협의회’를 구성해 산재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는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협의회 개최 시도 철회와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 산재를 인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 산업안전공단은 역학조사보고서를 당사자에게 공개할 것,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시 산재로 보지 않는 현실을 당장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홍희덕의원실, 보건의료단체연합, 발암물질정보센터 등은 21일 오전 10시30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백혈병 산재인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를 가졌다.

민주노총 배강욱 부위원장은 여는 말에서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세 분께 애도를 표하고 투병 중인 분들께도 위로를 보낸다"고 말하고 "얼마 전 노동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부는 노동자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며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공단 역시 노동자 편에 서서 복지와 산재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사업장에서 똑같은 병으로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데 직업병이 아니면 무엇이며 산업재해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하고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발병문제 본질을 모두 파헤쳐 사회문제화해야 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조직노동자들 단결투쟁으로 돌파해 할 것이며 민주노총이 그 중심에서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발안물질 감시네트워크 박현석 운영위원장은 "미국의 제임스 키워라는 의사는 '당신이 사장에게 매일 조금씩 독극물을 먹이면 살인행위지만, 사장이 당신에게 먹이면 노출기증으로 불린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하고 "같은 행위가 상황에 따라 살인행위도 되기도 하고, 법적으로 용인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 노동자들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인체에 유해한 직업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이들도 있지만, 가난해서 열악한 주거환경을 바꿀 수 없고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면서도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삼성반도체, 한국타이어, 동우화인캠 등에서 우리는 본다"며 "특정집단에서 직업적 질병이 발병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통계상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묵살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운영위원장은 "자신이 어떤 유해환경에서 일하는지 전달받지 못하고 정당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제 노동자시민들 주도적 사회운동으로 깨뜨려야 한다"고 말하고 "이미 외국에서는 노동자시민 사회운동을 통해 정부가 강력한 행정규제를 가하게 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선노력을 하도록 만드는 내용을 단체협약으로 따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미 사망한 사람들과 현재 투병 중인 이들이 일했던 똑같은 라인에서 동료들이 일하고 있는 지금 노동현장에서 유해한 물질을 원천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는 길"이라며 "발암물질 감시네트워크는 그동안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 활동을 적극 지지하며, 전선이 형성되는 투쟁현장에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올림 공유정옥 활동가는 "07년 11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최소 6명이 백혈병에 걸려 5명이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리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를 꾸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우리는 삼성반도체에서 훨씬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에 걸렸고, 림프조혈계 암 피해자 규모가 최소 22명이며, 백혈병 뿐 아니라 여러 종류 직업병이 있었다는 사실, 반도체 이외 전기, 전자 분야에서도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이 많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공유정옥 씨는 "08년 초 노동부 일제조사와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가 시작됐지만 그들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기업주들에 편승했다"고 말하고 "노동부 일제조사 결과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산업안전관리공단은 역학조사에서 발견된 진실조차 축소하고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과 림프종, 뇌종양에 걸린 7명 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고 황유미 씨 가족은 햇수로 3년째 산재보상 판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 모두가 엄청난 치료비용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씨는 증언을 통해 "내 딸은 고교 졸업 후 수원 삼성전자에 취업했다가 백혈병에 걸려 골수 이식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죽었다"고 전하고 "그동안 우리 가족은 일도 못하고 간호하면서 병원비로 전 재산을 썼고, 우리 어머니도 제 딸 때문에 걱정하다가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내 딸과 함께 일하던 최OO 씨는 임신 중 유산이 돼서 그만뒀고 그 자리에 와서 일하던 이숙영씨 역시 백혈병에 걸려 사망했다"며 "내 딸이 병에 걸려 투병하다 사망해서 장례를 치르는 내내 삼성측은 직원을 통해 우리 가족을 감시하고 개인질병이므로 산재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기만했다"고 성토했다.

고 황민웅씨 부인 정애정씨는 "제 남편은 삼성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다 04년 백혈병이 발병해 이듬해 사망했고 저 역시 그곳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하고 작업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거의 없다시피 한 삼성반도체 내 작업환경 실태를 고발했다.

이어 "라인에 들어갈 때 입는 방직복은 작업자가 아닌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창문조차 없는 완전 통제 라인 속에서 지독한 화학약품 악취와 비정상적 압력, 윙윙거리는 소음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며 "무리한 물량을 잠깐 동안의 여유도 없이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심하고 안전교육도 형식에 그치거나 교육을 했다고 거짓 사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 씨는 또 "노동조합도 없는 상황에서 여사원들은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일하다보면 안전불감증에 빠져 자신 몸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현장에서는 여성들 생리불순과 불임, 유산 등이 많이 발생하고 저 역시 유산경험이 있다"며 "피해자이자 유가족으로서 저는 이 모든 질환들이 현장의 비정상적 압력과 화학약품 등으로 인해 발생함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 씨는 말하기조차 불편해 어머니인 김시녀 씨가 대신 증언했다.

김 씨는 "내 딸은 95년 삼성LCD에 입사해 06년 병이 발병했는데 의사들은 암 깊이를 볼 때 이미 7~8년 정도 진행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회사는 부모들을 불러 숙소도 보여주고 깨끗하고 이쁜 모습만 공개해 내 딸이 그런 유해환경에서 일하는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납 성분이 암을 유발하는지도 몰랐고, 당장 아이부터 살리려고 했는데 뇌의 암을 일부 제거하는 과정에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아 평생 장애 상태로 살게 됐다"고 말하고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산재 인정을 받아 걱정 없이 치료받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올림 측이 전하는 산업안전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반도체산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퇴사한 노동자는 최소한 8만 명 이상이며, 한국에서 반도체산업이 시작된 1984년부터 따지면 20~3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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